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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 위한 운동·생활습관...멜라토닌 복용 고민 중이라면?" 신경과 의사 김정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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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올 때 양을 세 본 경험, 아마 다들 한 번씩 해봤을 것이다. 몸을 피로하게 만들면 잠을 잘 잘 것이라는 생각에 저녁 운동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신경과 김정은 원장(서울강민신경과의원)은 이들 방법들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뇌가 활성화되고, 정신이 또렷해져 잠에 들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수면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부터 올바른 방법까지, 김정은 원장과 함께 자세히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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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꿈꾸면 피곤한 이유…필요한 관리·검사법은?" 신경과 의사 김정은①

q. 평소에 잘 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잠을 잘 주무셔야 낮에 있었던 일을 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잘 자야 낮에 있었던 여러 일들을 수첩에 메모하듯 장기 기억으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수면 중에는 멜라토닌과 성장 호르몬들이 분비되는데요. 이 호르몬들이 정상적으로 분비돼야 낮에 쌓인 피로를 해소하고, 면역력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살펴봐도 정말 잠은 최고의 보약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잠을 진정한 보약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면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몇 가지 수칙을 정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깨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일어나는 시각입니다. 사람은 대부분 생체 시계가 정해져 있어서 일어나는 시각의 15시간 정도 후에 수면을 위한 멜라토닌이 분비됩니다. 때문에 아침에 기상하는 시각이 일정하지 않으면 멜라토닌 분비와 잠에 드는 시간이 불규칙해지고, 수면 리듬이 깨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낮에 충분한 햇빛을 쬐어야 합니다. 햇빛을 충분히 쬐면 밤에 많은 양의 멜라토닌, 즉 수면 호르몬이 분비되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음으로는 자려고 너무 노력하지 않아야 합니다. 수면에 고민이 있으신 분들은 낮부터 '오늘은 잘 자야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오늘은 피곤했으니 일찍 자야지'라고 다짐하는 분들도 많죠. 그런데, 이렇게 자려고 과도하게 노력하는 분들일수록 수면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잠이 안 올 때 누워서 양을 세는 건데요. 사실 이게 가장 안 좋은 겁니다. 이렇게 노력할수록 정신은 오히려 또렷해지고, 양을 잘 세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잠이 깨버리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잘 자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환자분들에게 해 드립니다.

걱정, 근심은 자기 전에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려고 누워서 걱정, 근심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누웠는데 자꾸 이 생각, 저 생각이 나기 시작하면 수면에 이르지 못하고 불면증이 생기기 때문이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잠에 들기 2~3시간 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걱정거리가 무엇인지 떠올리고,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깊이 생각하고, 그 시점에서 생각을 끝내야 하죠.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죠.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에게 '걱정 노트'를 작성해 보라고 조언해 드립니다. 걱정을 노트에 쓰고 덮은 후 누워서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는 방법인데요. 이를 반복하면 분명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잠들기 쉬운 몸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몸은 심부 온도가 정상보다 1도 정도 낮을 때 잠이 잘 옵니다. 심부 온도를 낮추려면 잠에 들기 한두 시간 전에 족욕이나 반신욕과 같이 체온을 올리는 이완 요법을 하는 게 좋습니다. 이를 통해 체온이 올라가면 반동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심부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이 상태에서는 멜라토닌도 많이 방출돼서 잠을 푹 주무실 수 있게 됩니다.


q. 운동은 어떤가요. 운동도 숙면에 도움이 되나요?
운동을 언제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은 퇴근 후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야간에 하는 운동은 수면에 좋지 않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을 하면 뇌 혈류량도 증가하고, 뇌가 활성화되는데요. 이는 뇌세포에는 좋지만, 각성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면서 뇌가 더욱 깨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수면으로 바로 이행되기 어려워지죠.

수면을 고려한다면 아침에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힘들지만, 아침에 출근하기 전 단 30분 정도라도 빠르게 걷는 등 유산소 운동을 하시는 것이 수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q. 잠이 좀처럼 오지 않으면 멜라토닌 젤리와 같은 건강 보조식품을 고려하기도 하는데요.
멜라토닌은 전문의와 잘 의논하여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멜라토닌은 크게 전문 의약품과 건강기능 식품이 있습니다. 성분은 똑같이 멜라토닌이긴 한데요. 이 둘은 용량과 약효 시간에서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중요한 차이를 꼽자면 '약효 지속 시간'입니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멜라토닌은 대부분 속효성 제제로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지속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짧습니다. 반면 국내 식품의약품 허가를 받아 처방 판매되고 있는 멜라토닌 의약품은 모두 서방형 제제인데요. 서방형 제제는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지만, 지속 시간이 대략 7시간 정도로 깁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렘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데요. 이 렘수면은 잠에 들고 한 시간이 지난 후에 시작됩니다. 때문에 속효성 멜라토닌으로는 렘수면까지 조절하기 힘들고요. 오히려 부작용만 유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면장애 환자분들은 전문의와 상담한 후, 병원에서 처방되는 멜라토닌을 복용할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기획 = 백선혜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김정은 원장 (서울강민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