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인터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세현 원장ㅣ불면증 의심된다면 수면 문제 정밀하게 점검해 봐야ㅣ다학제적인 접근으로 정확한 원인 파악 후 개인별 맞춤 치료 필요잘 자다가도 갑자기 며칠 동안 잠이 안 오기도 하고, 잠이 들더라도 자주 깨거나 자고 일어난 다음 날 머리가 무겁거나 피곤하면 불면증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불면증을 의심하고 치료받아야 하는 걸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세현 원장(삼성슬립앤마인드의원)과 함께 불면증 의심 증상과 검사법, 그리고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나도 불면증일까 맞는지 확인하려면전세현 원장은 “불면증의 대표 증상으로는 평소에 잠들기 어렵고 자는 도중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기상하는 일이 반복되는 경우, 기상 시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는 것 등이 있다”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수면 클리닉을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라고 조언했다. 전 원장은 “불면증이 의심되거나, 다른 수면장애 혹은 신경과적, 정신과적 요인이 동반된 것으로 의심된다면 수면 문제를 정밀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원인 파악’이 치료의 핵심, 개인별 맞춤 치료 진행해야전세현 원장은 “불면증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고, 다양한 요인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환자마다 유발 원인을 찾아서 그 핵심 원인들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설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 원장은 한 가지 사례를 들었다. 불면증 환자에서 수면무호흡증과 심리적 불안 요소가 함께 있을 때, 불안 요소는 고려하지 않고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양압기 치료만 한다면 오히려 답답함과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불안장애가 심해지고, 양압기 사용도 포기하게 되면서 결국 불면증 치료를 실패하게 될 수 있다. 전 원장은 “불면증을 치료할 때는 환자의 불면증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물론, 직업적 특성이나 라이프스타일, 동반된 질환 및 복용 약물 등을 고려해 세심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불면증은 한 가지 검사만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수면 상태나 생활 리듬, 수면에 영향을 주는 정서적, 환경적 요인에 대한 자세한 문진을 시행하고, 개인별 요인에 따라 받는 검사가 달라지기도 한다. 전세현 원장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고, 뚜렷한 주간 졸음과 과수면 증상, 기면증이 의심될 때는 다중수면잠복기검사를 시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일정 기간에 걸쳐 일주기 리듬을 기록하거나 측정하는 수면일지, 활동계측기를 통해 수면 패턴을 파악하기도 하고, 불면증 의심 요인에 따라 혈액검사나 심리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꼼꼼한 검사를 통해 불면증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먼저 수면 장애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생각과 행동이 무엇인지 찾아서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불면증에 동반된 개인별 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치료를 병행한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불안함을 감소시키고 스스로 수면 상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해결해 나가면 ‘스스로 잠드는 힘’이 길러진다. 이 밖에도 불면 증상이 심하면 단기간 수면제를 저용량으로 처방해 숙면을 돕기도 한다. 전세현 원장은 “잘 자고 일어난 아침은 몸도 마음도 한결 가볍고 상쾌한 느낌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의 질이 높아지면 일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불면증으로 고민이라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