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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혹시 공황장애?”...참을 수 없는 불안감 이겨내려면

아직 6월이 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폭염특보와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잠에 들기 어렵고, 잠에 든 후에도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잠을 설치기 쉽다. 그런데 잠을 못 자는 기간이 길어지면 뇌기능의 회복이 저하되면서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불면이 불안장애와 같은 신경정신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불안장애에는 공황발작이 동반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운전 중이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특정 상황에서 발작이 생기면 자신의 안전뿐 아니라 타인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장애에는 공황발작이 동반될 수 있어 위험하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이러다 죽겠구나’…갑작스러운 공황 발작, 모두 공황장애인 건 아냐

아무런 외부의 자극이나 위협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강렬한 공포와 불안이 밀려오는 증상을 ‘공황발작’이라고 한다. 패닉(panic)이라고도 불리는 공황발작이 오면 정신적 증상에 더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공황발작은 일반적으로 발생한지 10분 내에 증상이 최고조에 도달했다가 30분 이내에 대부분 소실된다. 발작이 나타나면 △심한 공포감이나 불쾌감 △두근거림 △발한 △떨림 △숨 막힘 △흉통 △현기증 △메스꺼움 △이인감 △마비 △오한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주로 정신적 증상과 함께 4가지 이상의 신체 증상이 동시에 발생하면 공황발작으로 정의할 수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황이 너무 심하게 와서 죽어버리겠구나’라고 느껴지는 증상이 10분 정도 계속되는 것이 공황발작”이라고 설명했다. 공황발작 증상이 나타나면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한 번 공황발작이 나타났다고 해서 무조건 공황장애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단발성 불안감으로 인한 발작일 수도 있으며 광장공포증, 폐소공포증, 범불안장애 등 여러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에도 공황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동맥 질환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저혈당, 빈맥 등의 기저질환이 있다면 해당 질환으로 인한 발작을 공황발작과 혼동한 것일 수도 있다.



공황장애 vs 광장공포증, 같은 듯 다른 두 질환

만약 발작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수일 또는 수개월 뒤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발작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발작이 나타날까 봐 두려워하는 경우, 그리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등에는 공황장애를 진단받을 수 있다. 공황장애는 공황발작을 주요한 특징으로 갖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공황발작을 대표적인 증상으로 갖는 또 다른 불안장애에는 광장공포증이 있다. 광장 공포증은 드넓은 광장과 같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급히 빠져나가거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장소를 두려워하며 회피하는 질환이다. 넓은 장소가 아니더라도 혼자 외출한 경우, 밀폐된 공간, 도중에 내리기 어려운 교통수단 등에서 극도의 불안을 느낀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위험에 비해 과도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는 점에서 광장공포증은 공황장애와 매우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처음 광장공포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공황발작일 수 있다. 집 밖에서 공황발작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경우 외출 시에 공황발작이 또 나타나는 것은 아닐지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공황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 자체를 회피하게 된다. 아울러 광장공포증 환자의 3명 중 2명가량은 공황장애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병행하면 효과적…‘불안에 둔감해지자’

공황장애는 질환 자체가 진행되지는 않지만 우울증, 조현병, 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하이닥 소아청소년과 상담의사 김경남 원장(수원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은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70~90%는 상당히 호전되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조기진단 및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공황 장애에 광장공포증이나 우울증이 합병되어 치료가 어려워진다”라고 밝혔다. 공황장애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약물치료 시 이용하는 약물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같은 항우울제가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다시 인지치료와 행동치료로 나눠볼 수 있다. 인지치료에서는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을 실제보다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여 불안함을 느끼는 ‘재앙화 사고(catastrophizing)’을 바로잡는다. 이때 ‘공황발작으로 인해 죽거나 쓰러지지 않는다’는 점을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편, 드물게 치료 없이 공황장애를 극복하는 사례가 있다. 많은 경우에 발작이 발생했던 상황을 의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맞닥뜨리면서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에 노출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이다. 행동치료의 가장 대표적인 요법인 노출치료가 바로 이런 방식을 이용한다. 공황발작을 경험했던 적이 있으면 비슷한 상황을 피하게 되는데, 노출치료는 오히려 그런 환경에 환자를 노출시킨다. 갑작스러운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마주하고, 공포와 불안한 감정에 둔감해지기 위해서다. 만약 일상생활 중이나 치료 중에 두려움이 느껴진다면 20여 분간 두려움을 느끼는 원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경남(수원카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전문의)